운명을 바꾼 한 걸음: 르호보암은 왜 예루살렘이 아닌 세겜으로 갔을까? - 5가지의 핵심 정리

르호보암의 세겜행(역대하 10:1)은 왜 통일 이스라엘 분열의 비극을 낳았을까요? '세겜'의 언어적, 신학적 의미와 르호보암의 리더십 실패를 5개의 핵심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그의 치명적 선택에서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 할 지혜와 섬김의 리더십, 그리고 참된 왕 예수 그리스도의 의미를 확인하였습니다.


운명을 바꾼 한 걸음: 르호보암은 왜 예루살렘이 아닌 세겜으로 갔을까? - 5가지의 핵심 정리



운명을 바꾼 한 걸음: 르호보암은 왜 예루살렘이 아닌 세겜으로 갔을까?



1. ‘어깨’와 ‘몫’ - 이름에 담긴 비극의 씨앗, 세겜


‘세겜’(שְׁכֶם)은 히브리어로 ‘어깨’ 또는 ‘몫’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고대 근동에서 어깨는 힘과 책임을 상징하는 부위로, 르호보암이 왕의 무거운 정사를 짊어져야 할 장소임을 암시합니다. 동시에 ‘몫’이라는 의미는 야곱이 요셉에게 특별한 분깃으로 세겜을 준 것과 같이 축복의 의미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나라가 두 몫으로 나뉘는 분열의 장소가 될 것임을 이중적으로 보여줍니다. 르호보암은 왕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세겜으로 향했지만, 오히려 백성의 짐을 외면하고 왕국을 나누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세겜’이라는 이름 자체에 이미 왕의 책임을 시험하고, 왕국 분열이라는 심판을 예고하는 신학적 복선이 깔려 있었던 것입니다.



2. 언약과 배신이 교차하는 땅, 세겜의 역사적 무게


세겜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극과 극의 의미를 동시에 지닌 땅입니다. 아브라함이 가나안에서 첫 제단을 쌓고(창 12:6-7), 야곱이 정착하며 제단을 세우고(창 33:18-20),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의 언약을 갱신한(수 24장) 거룩한 약속의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야곱의 딸 디나가 비극을 겪고(창 34장), 아비멜렉이 형제들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어 폭정을 일삼다 비참하게 몰락한(삿 9장) 배신과 분열, 실패의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르호보암은 이러한 세겜의 역사적, 영적 무게를 간과한 채 단지 정치적 협상의 장소로만 여겼습니다. 그는 언약 갱신의 역사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분열의 비극을 되풀이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었습니다.



3. 신앙적 권위의 포기, 르호보암의 신학적 실패


르호보암이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수도 예루살렘이 아닌, 북쪽 지파의 중심지 세겜으로 간 것은 심각한 신학적 실패였습니다. 예루살렘에서의 즉위는 왕권이 하나님으로부터 온다는 신정(神政) 국가의 정체성을 공표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그는 북쪽 지파들의 요구에 응해 세겜으로 감으로써, 자신의 왕권의 근거를 하나님이 아닌 백성들의 지지와 정치적 타협에서 찾으려 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을 의지하기보다 인간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 영적 교만의 표현이었습니다. 이처럼 첫 단추부터 신앙적 권위를 스스로 포기한 그의 결정은 결국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고 왕국 분열이라는 하나님의 심판을 성취시키는 도구가 되고 말았습니다.



4. 경청의 실패가 부른 비극, 섬김의 리더십을 거부하다


세겜에서 르호보암은 두 가지 조언을 듣습니다. 하나는 아버지를 섬겼던 원로들의 "백성을 섬기는 왕이 되라"는 지혜의 소리였고, 다른 하나는 함께 자란 젊은 신하들의 "더 강하게 억압하라"는 교만의 소리였습니다. 백성들이 원한 것은 단순한 세금 감면을 넘어,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 짐을 져 줄 섬기는 리더였습니다. 그러나 르호보암은 지혜로운 경청을 거부하고 교만을 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어깨’(셰켐)라는 뜻의 도시에 가서, 백성의 짐을 자신의 어깨에 짊어지기를 거부한 것입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군림이 아닌 섬김에서 나옴을 망각한 그의 선택은 리더십의 본질을 잃어버린 오늘날 우리에게 큰 경종을 울립니다.



5. 실패한 왕 르호보암, 그리고 참된 왕 예수 그리스도


르호보암은 세겜에서 백성의 짐을 외면하고 왕국을 분열시킨 실패한 왕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실패는 역설적으로 우리의 모든 짐을 자신의 어깨에 짊어지시는 참된 왕의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고 말씀하시며 우리의 모든 죄와 슬픔의 짐을 대신 짊어지신 섬김의 왕이십니다. 또한 예수님은 분열의 상징이 된 바로 그 세겜 땅(수가 성)에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모든 장벽을 허무는 진정한 연합과 화평의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르호보암의 실패를 통해 우리는 세상 권력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오신 진정한 왕 예수 그리스도께 나아가야 할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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