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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행한 서원"을 취소하는 방법

지난 토요일에 사사기 성경통독대회를 교회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사사기 말씀 중에는 사사 "입다"가 행한 서원과 그 결과로 무남독녀를 번제로 드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부분에서 의문이 드는 것이 "서원을 취소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그래서 구약성경은 서원의 취소에 대해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구약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행한 서원을 취소하는 방법



구약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행한 서원"을 취소하는 방법


구약성경에서 서원은 하나님께 자발적으로 행하는 중요한 신앙적 행위였습니다. 본 연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맹세한 서원과 그 취소에 관한 성경적인 규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서원의 의미와 중요성


서원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자발적 약속으로, 신명기 23장에서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 서원하거든 갚기를 더디하지 말라... 네가 서원하지 아니하였으면 무죄하리라"(신 23:21-22)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구절에 따르면, 서원이 의무는 아니지만 일단 행해지면 반드시 지켜야 할 거룩한 약속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서원 취소에 관한 성경적 규정들


1. 레위기의 서원 규정

레위기 27장은 서원한 물건을 '무르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다룹니다. 서원자가 사람, 가축, 집, 밭 등을 하나님께 드렸다가 다시 찾고자 할 때는 제사장이 정한 가격에 오분의 일(1/5)을 더하여 내야 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서원을 완전히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여 대신 지불하는 방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 레위기 27:13, 만일 그가 그것을 무르려면 네가 정한 값에 그 오분의 일을 더할지니라

그리고 "오분의 일"을 더하도록 하신 것은, 서원을 경솔하게 행하지 않도록 방지하고, 하나님과의 약속인 서원을 행함에 있어서 신중할 것을 가르치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2. 민수기의 서원 규정

민수기 30장은 특히 여성의 서원에 관한 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여성의 서원은 그 신분에 따라 취소 가능성이 달랐습니다.

  • 미혼 여성 : "그의 아버지가 그것을 듣는 날에 허락하지 아니하면 그의 서원과 결심한 서약을 이루지 못할 것이니"(민 30:5)
  • 결혼한 여성 : "그의 남편이 그것을 듣는 날에 허락하지 아니하면 그 서원과 결심하려고 경솔하게 입술로 말한 서약은 무효가 될 것이니"(민 30:8)
  • 과부나 이혼 여성 : "과부나 이혼당한 여자의 서원이나 그가 결심한 모든 서약은 지킬 것이니라"(민 30:9)

이러한 규정들은 통하여, 가부장적 사회에서 가정의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여성의 신앙적 행위를 인정하는 균형점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잘못된 서원의 취소와 속죄


성경은 경솔하게 맹세한 서원에 대한 속죄 방법도 제시합니다. 레위기 5장에 따르면, "만일 누구든지 입술로 맹세하여 악한 일이든지 선한 일이든지 하리라고 함부로 말하면... 그 중 하나에 그에게 허물이 있을 것이니"(레 5:4). 이런 경우 속죄제를 통하여 용서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입다의 사건(사사기 11장)은 잘못된 서원의 비극적 결과를 잘 보여 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입다는 딸을 제물로 바치겠다는 서원을 했으나, 이러한 서원은 하나님이 금하신 인신제사에 해당했습니다. 성경학자들은 입다가 레위기의 속죄제 규정을 알았다면 그의 서원을 철회하고 속죄제물을 바쳐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해석합니다.


구약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행한 서원을 취소하는 방법



서원 취소의 원칙과 의미


구약의 서원 취소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서원은 기본적으로 지켜야만 하지만, 특정한 조건 속에서는 취소나 대체가 가능하였습니다.

  • 여성의 서원은 가정 내 권위 구조(아버지 혹은 남편)에 따라서 취소될 수도 있었습니다.
  • 서원 물건은 추가 비용(물건 가격의 1/5)을 지불하고 되찾을 수도 있었습니다.
  • 잘못된 서원은 속죄제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규정들은 서원의 거룩함을 강조하면서도 인간의 약함과 실수를 고려한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잘 설명하는 내용들입니다. 또한 "서원을 취소하는 일은 '부지중에 죄를 범한 경우'(שגג, 쉐가가)에 속할 수 있습니다"라는 해석은 서원 취소가 항상 죄는 아니지만 신중하게 행해져야만 하는 열정적인 신앙 행위임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구약성경의 서원 취소 규정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존중하면서도 인간적인 한계를 고려한 균형 잡힌 신앙 체계를 의미하는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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