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0장 니므롯: 인류 최초의 영웅인가, 하나님을 대적한 반역자인가?
1. 이름에 숨겨진 신학적 암호: "우리가 반역하자"
히브리어 원어로 '니므롯'은 동사 '마라드(מרד)'에서 유래하여 "우리가 반역하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성경 저자는 언어 유희를 통해 니므롯을 단순한 족보상의 인물이 아닌, 하나님의 통치에 대항하여 인간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려 했던 최초의 혁명가로 규정합니다. 랍비 문헌은 그가 온 세상을 하나님께 반역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 이름을 가졌다고 설명하며, 그를 하나님과 '동행'했던 의인들과 대조되는 '하나님께 맞선 인물'로 평가합니다.
2. 사냥꾼의 본질: 힘에 의한 폭정과 지배의 시작
성경은 니므롯을 홍수 이후 등장한 '첫 용사(גיבור)'라고 부르는데, 이는 고대의 폭력과 힘의 논리가 다시 역사 무대에 등장했음을 시사합니다. 그는 단순히 짐승을 잡는 자가 아니라 '사람을 사냥하는 자'였으며, 무력을 통해 자유로운 유목민들을 정복하여 성읍 건설을 위한 강제 노동력으로 삼았습니다. "여호와 앞에서 용감한 사냥꾼"이라는 묘사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분의 면전에서 뻔뻔스럽게 반역을 저지르는 폭군적 속성에 대한 은유적 표현입니다.
3. 제국주의의 탄생: 바벨과 니느웨의 건설자
니므롯은 시날 땅의 바벨과 앗수르의 니느웨 등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적대적인 도시들을 건설했습니다. 자크 엘륄은 니므롯의 도시 건설을 "하나님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는 인간의 오만한 선언이자 자기 숭배의 구조화로 분석합니다. 이 도시들은 훗날 하나님의 백성을 징계하고 핍박하는 악의 축이 되며, 선지자 미가는 앗수르를 가리켜 직접적으로 '니므롯의 땅'이라 칭하며 그 제국주의적 기원을 밝히고 있습니다.
4. 유대 전승이 말하는 니므롯: 가죽옷과 풀무불
미드라쉬에 따르면 니므롯은 함이 훔친 '아담의 가죽옷'을 입고 하나님의 권위를 가로채 사람들을 미혹했습니다. 또한 그는 유일신을 선포하는 아브라함을 불타는 풀무불에 던졌으나,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구원하셨다는 극적인 대결 구도를 전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니므롯이 세상 권력을 남용하여 성도를 박해하는 적그리스도의 예표임을 보여주며, 그가 얻은 힘은 스스로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권위를 찬탈한 '도둑맞은 은혜'였음을 경고합니다.
5. 기독론적 함의: 사냥꾼의 세상에서 목자를 따르라
성경신학적으로 니므롯은 장차 올 적그리스도의 모형이며, 그의 나라는 결국 참된 용사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심판받습니다. 니므롯은 타인의 피를 흘려 자신의 제국을 세우는 '사냥꾼의 영성'을 대표하지만, 그리스도는 양들을 위해 자기 피를 흘리시는 '선한 목자의 영성'을 보여주십니다. 오늘날 성도들은 성공과 경쟁이 지배하는 현대판 바벨론 속에서 사냥꾼이 되기를 거부하고, 영원한 도성을 바라보는 거룩한 순례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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