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왜 당장 고린도교회로 달려가지 않았습니까
사도 바울은 왜 당장 고린도교회로 달려가지 않았습니까
- 고린도후서 1장 23절-2장 17절 묵상하기 -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처음엔 보이지 않던 서운함이나 사람 사이의 삐걱거림이 문득 마음에 걸리곤 합니다. 서로 사랑하자고 모였는데 상처를 주고받을 때면 '내가 잘못하고 있나' 덜컥 겁이 나기도 하지요. 바울 역시 아끼던 고린도 교인들과 가슴 시린 오해를 겪었습니다. 그 먹먹한 마음을 안고 한 걸음씩 본문을 짚어봅니다.
Q: Question (질문하기)
1. 바울은 왜 당장 달려가지 않고 발걸음을 멈췄을까요? (1:23-2:4)
화가 났을 때 바로 찾아가 따지면 끝장을 볼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일정을 미루고 눈물로 편지를 써 보낸 속마음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2. 왜 교회에 아픔을 준 사람을 그만 꾸짖고 어서 안아주라고 할까요?
잘못한 사람에게 죗값을 끝까지 묻지 않고, 적당한 징계 뒤에 도리어 위로하며 사랑을 보여주라는 말이 얼핏 부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3. 마음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던 바울이 어떻게 '항상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을 노래할 수 있었을까요? (2:12-17)
동역자 디도를 만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마게도냐로 넘어가던 사람이, 바로 다음 숨에 하나님을 향한 벅찬 찬송을 터뜨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게 됩니다.
A: Answer (답변하기)
1. 사랑하기 때문에 밟은 '사랑의 멈춤'이었습니다.
다섯 살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 온 집안을 어지럽혔을 때, 화가 머리끝까지 난 부모가 그 자리에서 바로 소리를 지르면 아이는 마음에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입습니다. 지혜로운 부모는 심호흡을 하며 잠시 다른 방으로 물러섭니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정말 아이를 살리는 말을 고르기 위해서입니다. 바울도 그랬습니다. 고린도 교인들을 굴복시키려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기쁨을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방문을 늦추고 눈물로 글을 썼습니다.
2. 벌을 주는 목적은 파멸이 아니라 살려내는 데 있습니다.
진흙탕에 넘어진 아이를 길바닥에 그대로 세워두고 밤새 야단만 치는 부모는 없습니다. 적당히 훈계한 뒤에는 얼른 따뜻한 물로 흙을 씻겨내고 포근한 새 옷을 입혀주어야 아이가 삽니다. 잘못을 꾸짖는 일에만 매달리면 사람은 절망에 삼켜집니다. 사탄은 교회가 서로 끝까지 비난하다 무너지기를 노립니다. 바울은 그 틈을 막기 위해 용서라는 따뜻한 담요로 그를 어서 덮어주라고 권합니다.
3. 불안한 현실 한가운데서도 승리의 행렬에 속해 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길을 잃은 아이도 엄마 손을 꽉 잡고 있으면 두려움을 이겨냅니다. 바울의 상황은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디도가 오지 않아 마음이 타들어 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앞세워 행진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주님을 의지하는 그 걸음걸이에서, 어느덧 주변을 감싸는 은은한 예수님의 향기가 배어 나왔습니다.
D: Discover (발견하기)
1. 하나님은 상처 입은 관계를 '더 깊은 사랑의 회복'으로 이끄십니다.
신앙 공동체 안에서도 얼마든지 오해가 생기고 갈등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정죄의 칼을 휘두르기보다, 서로를 살리는 오래 참음과 용서의 손길을 기대하십니다.
2. 우리는 세상 속으로 번져가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골목길을 지나갈 때 갓 구운 빵집 앞에서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퍼져 나오듯, 주님의 은혜를 입은 성도의 삶에서는 사람을 살리는 온기가 흘러나옵니다. 믿음 1년 차에 마주하는 크고 작은 고민과 아픔마저도, 하나님 손에서는 향기로운 인생을 빚어내는 소중한 재료가 됩니다.
I: Interaction / Intercede (반응과 기도)
1. 마음의 결단
오늘 누군가를 향해 서운한 마음이나 섭섭한 감정이 올라올 때, 내 입술에 잠시 '멈춤'을 두겠습니다. 당장 따져 묻기보다 그 영혼이 다치지 않기를 먼저 바라는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넘어진 지체를 볼 때 흉을 보기보다 조용히 품어주는 따뜻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2. 함께 드리는 기도
주님, 믿음의 길을 걷다 보면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마음이 시리고 아플 때가 참 많습니다. 바울이 눈물로 교회를 품었듯이, 저에게도 사람을 살려내는 넉넉한 예수님의 마음을 허락해 주옵소서. 내 뜻대로 풀리지 않는 불안한 하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오늘 내가 머무는 자리마다 주님의 따뜻한 향기를 남기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