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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장애, 내 안에 분노가 가득 차 있다!

   갑자기 불 같이 화를 내는 사람을 가리켜 '꼭지가 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게까지 화를 낼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안할 정도로 분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운전 도중에 분노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뉴스에 보도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분노 때문에 절제하지 못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요즘 같이 바이러스로 인해 오랫동안 생활이 불편해진 이 때에,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고 계신가요?


분노조절장애, 내 안에 분노가 가득 차 있다

분노조절장애란?

   '분노조절장애'는 원래 '간헐적 폭발성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를 일컫는 말인데, 단축해서 'IED'라고도 합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화를 참지 못하는 증세'를 말합니다. 그렇다고해서 화를 내는 사람은 모두가 분노조절장애인 것은 아닙니다.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사람은, 마음 속의 화가 갑자기 폭발하여 절제가 안되며 과도하게 분노하는 사람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분노가 생겨도 적절히 절제를 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해소를 하는 ,통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사람은 평소에 스트레스나 분노를 해소하지 못하여 마음 속에 불안요소와 분노를 품고 있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엔가 갑작스럽게 분노가 폭발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같은 분노조절장애는 분노 절제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이라고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 내 안에 분노가 가득 차 있다

분노조절장애의 원인은?

전두엽의 손상이나 기능 저하가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생리심리학적으로 볼 때, 사람의 두뇌 중에 '전두엽'(Frontal Lobe)은 사람의 이마 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충동'이나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어떤 외적인 압력이나 사고로 손상이 되었거나, 혹은 전두엽의 기능이 조금 떨어지는 경우에 분노를 조절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리고 유전적으로 전두엽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체질적으로 분노조절을 잘 하지 못하게 됩니다.

   전두엽에는 행동이나 감정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전두엽의 이러한 '브레이크' 기능에 문제가 생기니 어떠한 행동을 시작하고 나면 멈추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만 달려 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는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범의 경우에는 뇌출혈로 인하여 전두엽이 손상되었고 그 결과 분노조절장애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여 지하철 방화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또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도 참을성이 매우 부족한 경우들이 많은데, 역시 게임에 과몰입을 함으로써 전두엽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참을성이 없게 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분노조절장애의 원인은,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이 되었을 경우에 주로 나타난다고 결론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부모의 과잉돌봄으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특별한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부모의 '과잉돌봄'으로 인한 분노조절장애 발생의 경우입니다. 과거에 비해 자녀가 하나 혹은 둘 밖에 없다보니, 부모가 자녀를 끔찍히 아끼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가 해야 할 일들까지 다 해줌으로써 정작 자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부모에게 떠넘기고 등한시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방학 숙제를 자녀들이 스스로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부모들이 해결해 주고 만들어 줌으로써, 자녀들은 부모가 만들어준 작품(?)을 학교에 가지고 가서 제출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학생의 실력이 아님을 분명히 아는 교사들도 별 말 하지 않고 오히려 잘 만들었다고 칭찬하는 아이러니한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방학 숙제에 대한 칭찬은 곧 학생이 아닌 부모를 칭찬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처럼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 줌으로 인해서, 자녀들은 정작 두뇌활동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전두엽의 미성숙으로 인하여 충동이나 분노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지나치게 자녀의 일에 간섭하고 해결해 주는 것 역시 분노조절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녀들의 전두엽 발달을 위해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지혜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반대로,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과잉돌봄과는 반대로, 어렸을 때 지나치게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자녀들의 경우에도 분노조절장애의 위험이 증대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혹은, 아예 부모가 자녀들에게 무관심하여 무엇을 하든지 내버려 두며 방임하는 경우 또는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아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자녀들 역시 어렸을 때부터 불안감이 증대될 수가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뇌 변연계에 감정이 과도하게 쌓이게 되고 전두엽이 적절하게 조절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로 성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런 자녀들은 조그만 일에나 자존감에 상처가 되는 일에도 화를 내게 됩니다. 한 마디로 ‘욱’하는 성질이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하여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나친 방임이나 무관심, 그리고 자녀 학대 역시 분노조절장애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 내 안에 분노가 가득 차 있다


우리 나라에서 분노조절 장애를 겪는 인구는 얼마나 될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최근 5년여 동안의 통계(2015-2019년)에 의하면, 분노조절장애 치료와 상담을 받았던 환자들이 2015년에는 1700명대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2019년에는 약 2300명대로 꾸준히 그 숫자가 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연령대로는 20대가 분노조절장애로 인하여 가장 많이 치료를 받았으며, 인구 10만명당 비율로는 울산광역시가 7.2명대로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장기적인 생활의 불편과 경제 불황, 불안감 증대 등으로 인하여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전망입니다. 지난 6월까지의 분노조절장애 치료 인구의 수가 벌써 1400명대에 진입함으로 인하여, 더 많은 국민들이 분노조절장애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우울감이 깊어졌다가 분노로 폭발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조용하던 사람이 갑자기 분노하는 것은 분노조절장애라고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정말 문제가 되거나 매우 싫어하는 부분에 자극되었기 때문입니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은,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분노하는 경우보다도 평소에 조금이라도 '욱'하는 성질이 있는 사람일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조울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으며, 폭식증이나 거식증이 있는 사람들 역시 스스로 통제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또 ADHD인 아이나 성인, 알콜 중독자들 역시 전두엽의 기능이 매우 저하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반적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조절하는데 상당 부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자가 진단

   전문가들은 우리가 스스로 분노조절장애의 정도를 진단할 수 있는 필수질문들을 알려 줍니다. 다음의 12개의 항목들은 '삼성서울병원'의 건강정보에서 인용해 왔습니다. 각 항목들을 곰곰이 확인해 봅시다.

  • 1. 성격이 급하며 금방 흥분하는 편이다.
  • 2. 내가 한 일이 잘한 일이라면 반드시 인정받아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화가 난다.
  • 3. 온라인 게임에서 본인의 의도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난적이 여러 번 있다.
  • 4.자신이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감을 느낀다.
  • 5. 타인의 잘못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꼭 마찰이 일어난다.
  • 6.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 7. 화가 나면 상대방에게 거친 말과 함께 폭력을 행사한다.
  • 8. 화가 나면 주변의 물건을 집어 던진다.
  • 9.분이 쉽게 풀리지 않아 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 10. 내 잘못도 다른 사람의 탓을 하면서 화를 낸다.
  • 11. 중요한 일을 앞두고 화가 나 그 일을 망친 적이 있다.
  • 12.분노의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위의 12개 항목들 중에 9개 이상이 해당되는 경우에는, 분노조절장애가 의심이 되므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 내 안에 분노가 가득 차 있다


분노조절장애의 치료법

   분노조절장애는 상담 등의 치료도 효과적이겠지만, 분노조절장애는 생리심리학 분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약물치료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뇌의 전두엽 부분의 지나친 활성화가 일어날 때에는 행동을 낮추는 약물을 쓰고, 지나치게 전두엽이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적절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약물을 사용하여 화학적 신호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로토닌 같은 물질은 사람의 감정 중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데 관여하는 물질입니다. 그러므로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환자에게 세로토닌 성분의 약으로 처방하게 되면, 긍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게됨으로 인하여 분노의 수위를 낮추든지 혹은 분노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 가득 차 있는 불만과 분노의 에너지를 밖으로 표출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땀을 충분히 흘릴 정도의 운동을 한다든지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한동안 집중해서 함으로써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표출하고 분노 지수를 낮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나가면서

   분노조절장애 역시 우리의 몸이 아픈 질병을 앓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정신적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이지, 결로 사회적인 격리가 필요하거나 차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적절한 치료와 함께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이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사람에게 치료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크게 만들어 주는 응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분노조절장애도 질병의 하나라는 인식을 당사자나 주변의 사람들 함께 가지고, 같이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그럴 때, 분노조절장애 역시 치료가 될 수 있는 질병일 뿐임을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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