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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오경] 고대 근동의 배경으로 보는 창세기 개론

창세기를 고대 근동의 배경을 고려하는 가운데 이해한다면, 더 풍성하고 분명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대 근동의 문화과는 다른 성경만의 독특한 신학과 하나님에 대한 이해도 분명하게 알 수가 있으므로, 고대 근동의 배경으로 보는 창세기 개론을 소개합니다.


고대 근동과 성경



고대 근동의 배경으로 보는 창세기 서론



창세기와 고대 근동 문서들


창세기는 일반적으로 크게 두 부분(1-11장, 12-50장)으로 나누어집니다. 앞부분을 이해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배경 자료는 고대 근동의 신화 문헌들입니다. 메소포타미아 신화와 이집트 신화는 세계와 인간의 창조에 대해서 당시 사람들이 갖고 있던 관점에 대한 풍성한 자료를 제공해 줍니다. 이러한 신화에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수많은 수메르 신화들 뿐만 아니라 '에누마 엘리쉬'(Enuma Elish)와 '아트라하시스 서사시'(Atrahasis Epic)가 포함됩니다. 이집트에서 나온 것으로는 세 개의 주요 창조 문헌이 있는데, 그것은 멤피스(Memphis), 헬리오폴리스(Heliopolis, 피라미드 문헌(pyramid Texts)에 나오는) 그리고 헤르모폴리스 [Hermopolis, 관 본문(Coffin Texts)에 나오는]에서 각각 하나씩 나옵니다. 그 외에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서너 개의 홍수 이야기가 있는데, 그 이야기들은 길가메쉬 서사시 (Gilgamesh Epic)와 아트라하시스 서사시에 나옵니다. 이런 문헌들을 조사해 보면 고대 근동적 개념과 이스라엘의 개념 사이에 존재하는 많은 유사점과 차이점을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창세기와 고대 근동 문서들의 유사점과 차이점


1. 유사점

유사점은 이스라엘과 이웃 지역들 간에 존재했던 공통점을 인식하게 해줄 것입니다. 때로는 설화의 세부 사항들(예를 들어, 방주에서 새들을 날려 보내는 것과 같은)이나 이전에는 본문에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측면들(예를 들어, 어떤 것들의 창조와 관련해서 그것들의 이름을 짓는 것과 같은)에서 유사한 점이 발견될 것입니다. 어떤 유사점을 보면서 우리가 본문의 특정한 요소들에 지나치게 신학적인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며(예를 들어, 갈비뼈에서 여자를 창조한 것), 또 다른 경우에는 신학적 의미들을 충분히 깨닫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예를 들어, 하나님이 ‘날이 서늘할 때’ 동산으로 오신 것) 일반적으로 그러한 유사점은 좀더 넓은 관점에서 성경의 기사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2. 차이점

고대 근동 문헌과 성경 문헌의 차이점은 이스라엘 문화와 성경적 신앙이 독특하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기본적인 개념(하나님의 말씀에 의한 창조라는 성경적 창조관과 세상의 창조가 우주의 신들의 탄생과 관련되어 있다는 메소포타미아적 견해 간의 대조)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세부 사항(방주의 형태, 홍수의 기간)면에서도 차이점이 있을 것입니다. 많은 경우에 차이점은(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이스라엘의 독특한 유일신론적 믿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3. 유사점과 차이점이 동시에 존재

하나의 요소 안에 유사점과 차이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인류가 (1) 흙으로 그리고 (2) 신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다는 개념은 둘 다 고대 근동에서 낯익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 개념에 독특한 변화를 주어 전혀 다른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 언제나 바라는 만큼 분명하게 혹은 확정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학자들마다 자신의 전제에 근거해서 그 함축에 대한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제시할 것입니다. 문제들은 종종 복합적이며, 모든 학자의 결론에는 그 사람의 해석이 매우 많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만족할 만한 대답들을 제시하기 보다는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성경과 근동 문서들의  구별점


1. 창세기 1-11장

마지막으로, 비교 문학은 창세기 1-11장에 나오는 기사들 중 일부와 유사한 기사들뿐만 아니라, 이 부분의 전반적인 구조와 유사한 구조도 제공해 줍니다. 메소포타미아의 아트라하시스 서사시는 창세기 1-11장과 마찬가지로 창조, 세 번의 위협 그리고 하나의 해결책 등에 대한 요약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한 관찰들은 성경이 부분의 각 기사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하는 문학적 측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울러서 이러한 대비가 타당하다면, 그것은 족보들을 다른 각도에서 보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족보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창세기의 축복을 반영하는 반면, 아트라하시스의 족보 부분에서는 인간의 인구가 늘어나는 것으로 인해 신들이 괴로워하며 그러한 성장을 억제하려 애쓰기 때문입니다.


2. 창세기 12-50장

창세기 12-50장과 문학적으로 유사한 것을 찾기는 좀더 어렵습니다. 학자들은 족장 설화들을 다양한 용어들(예를 들어, ‘무용담’ 혹은 ‘전설’ 등과 같은)을 사용해 묘사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현대에 사용되는 어떤 용어도 고대 문헌의 성격을 모두 포괄하기에는 부적절하며, 도움이 되는 한편 그만큼 오해도 불러일으킵니다. 고대 근동 문헌에는 족장들에 대한 이야기에 필적할 만한 것이 없습니. 가장 비슷한 자료는 이집트의 '시누헤 이야기'(Story of Sinuhe) 같은 것이지만, 그 이야기는 연속되는 서너 세대를 다루기보다는 단지 한 사람의 생애만을 다루고 있으며, 다른 곳에 가서 재정착하는 것이나 하나님과의 관계 같은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심지어 요셉 이야기조차 그것만 독립시켜서 보면 분류하고 비교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시누헤, 웬아몬(Wenamon) 혹은 아히카르(Ahiqar) 이야기(이 이야기들은 모두 궁정 조신의 생 애와 시대를 다루고 있다)와 비교해 볼 수도 있지만, 그 이야기들과는 상당히 피상적으로만 유사할 뿐입니다.

족장 설화들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 지식은 이와는 다른 자료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장들은 족장들과 그 가족이 언약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메소포타미아에서 가나안으로 그리고 다시 이집트로 이동하면서 살아간 삶에 대한 것입니다.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에서 발견된 수많은 기록들[누지(Nuzi), 마리(Mari), 에마르(Emar), 알랄라크(Alalakh)]은 주전 2000년기 고대 근동의 역사와 문화와 풍습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종종 이러한 자료들은 그 지역의 정치적 사건이나 사람들이 정착한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자료들은 또한 그 민족들이 어떻게 살았으며, 왜 그들이 우리에게는 이상한 것처럼 보이는 이러저러한 일들을 행했는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그러는 중에 성경 자료를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보통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의 행동에서 윤리적 지침을 찾으려 애씁니다(하지만 언제나 그런 지침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 사람들이 그와 같은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고, 그들이 내린 결정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문화 규범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족장들의 행동 중 어떤 것은 우리가 오해했거나 흔히 잘못 해석했던 규범에 의한 것임을 발견할 것입니다. 고대 자료들을 통해 종종 우리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고대 근동 문화 속의 족장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이끌어낼 수 있는 홍미로운 결론 중 하나는, 족장과 그 가족들은 당시의 일반적인 고대 근동 문화와 그리 다를바 없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문화를 이해하면, 본문에서 어떤 요소들이 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어떤 요소들이 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은지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대 근동의 할례 관습을 이해하면 성경에 나오는 할례를 평가하는 데 유용한 지침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고대 근동 의식에서 햇불과 향로를 이용한 것을 관찰해 보면, 창세기 15장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했는가 하는 것까지도 고대 근동의 문서에서 나온 정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고대 근동 문서들을 활용한 성경의 이해


이러한 모든 정보를 접하게 될 때, 우리는 하나님이 자기 백성과의 간격을 메우기 위해 얼마나 자주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을 사용하시는가에 깊은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이 익숙하게 알았던 것을 우리도 더 익숙하게 알게 될 때, 우리는 본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 창세기의 목적은 고대 근동에서 입수할 수 있었던 어떤 문헌의 목적들도 능가하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경과 고대 문헌 간에 유사점이 있다고 해서, 어떤 의미에서든 성경이 단지 고대 근동 문헌을 전해 듣고 다시 포장한 이류 문헌이라는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배경 자료들을 보면서, 창세기를 구체적인 문화와 역사적 배경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 및 사건들에 대한 독특한 신학적 산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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