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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앞에서도 인간적이었던 다산의 일생, '다산의 마음' 책 요약 서평

    흔히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인품과 마음과 사상을 알 수 있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바른 성품을 가진 사람이 글을 쓰면 따뜻하고 정의로운 글이 나옵니다. 반대로 어두운 성품의 사람이 글을 쓸 때, 그 작품은 음습한 기운이 묻어 나오기 마련입니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대학자였던 다산 정약용 선생은, 제가 존경하는 학자이면서도 사상가입니다. 그의 글에는 힘차게 전진하는 느낌과 가만히 어깨에 손을 올릴 것 같은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이 다산과 관련된 책들입니다.

   목민심서를 천천히 읽고 있는데, 그 중에 율기6조에 담긴 그의 뜻과 애민정신은 읽어갈수록 감동입니다. 어느 시대에도 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 지도자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고난 앞에서도 인간적이었던 다산의 일생, '다산의 마음' 책 요약 서평


다산 정약용(丁若鏞) 

   비록 18년의 유배 생활 동안의 고초와 아픔들을 겪었지만, 명실상부하게 조선 후기의 대학자이자 실학자로서의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학자이면서 책도 많이 기록하였고, 건축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많이 발명한 발명가와도 같은 인물입니다.

   서양으로 치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유사하다고 할까요? 주체적이고 합리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실학의 선두 주자였습니다. 목민심서나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의 책과 함께 약 500여권의 책을 기록한 인물입니다.


고난 앞에서도 인간적이었던 다산의 일생, '다산의 마음' 책 요약 서평


책 서평

   간단하게 요약할 "다산의 마음"은, 정약용의 산문들 중에 핵심적인 사상과 감수성이 담긴 글들을 엮은 책입니다. 편역은 박혜숙 교수가 작업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아마도 편역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인간적인 모습을 알리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팍팍하고 거칠고 이기적인 세상 속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내면에 있던 깊은 감성과 그만이 겪었던 불안과 고독까지 이 책을 통해 담아 내었습니다. 위대한 인물이었던 다산 정약용 선생도 먼 곳의 태산과도 같이 우뚝 솟은 인물이 아니라, 그 역시도 나약하고도 흔들리는 고독한 인간이었음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의 인간적인 모습 때문에, 더 가깝게 느껴지고 그러면서도 존경하는 마음이 더 깊어지도록, 다산 정약용 선생의 깊은 마음들을 잘 표현한 책입니다. 왠지 긴~ 한숨을 쉬며 한 걸음 멈추고 싶다면, 이 책을 커피 한 잔과 함께 조용히 읽어보면 좋을 듯 합니다. 그리 길지도 않아서, 쉽고 빠르게 탐독할 수 있습니다.


고난 앞에서도 인간적이었던 다산의 일생, '다산의 마음' 책 요약 서평


내용 요약

   나를 지키는 집이란 뜻의 수오재(守吾齋)는 정약용의 형(정약현)의 서재의 이름입니다. 이 이름에 대한 깨달음을, 정약용은 귀양을 가는 도중에 하게 됩니다. 그의 깨달음은 이와 같습니다.


천하 만물 중에 지켜야 할 것은 오직 나 뿐이다


   그의 이러한 깨달음은, 이 땅에 불안정하고 약하며 쉽게 흔들리는 존재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의미입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나"라는 존재는 성품이 달아나기를 잘하고 출입이 무상합니다. 유혹에 쉽게 넘어지고 쾌락에 쉽게 정복됩니다.  그러므로 나를 잘 간수하고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붙들어 매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천하에서 가장 조심하게 그리고 중요하게 지켜야 할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자기 자신에게는 철저함을 강조한 정약용은, 힘들고 어려운 백성들에게는 한없이 자비로웠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경오년(1810년)의 사건에 대한 정약용의 이야기를 예를 들고 있습니다.

   경오년 여름에는 엄청난 파리떼가 생겨나서 온 집안에 가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을 전체가 파리로 인하여 고통을 당하게 되자, 파리를 퇴치하기 위해 파리통을 설치하고 파리약을 놓아 섬멸하려 하였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정약용은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아아, 이 파리들을 죽여서는 안된다. 굶어 죽은 사람들이 변하여 이 파리가 되었다.


   그의 이 한 마디는 파리를 조문(弔問)하는 제목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의 말은, 파리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이나 백성들의 목숨이 파리 목숨이요 먹을 것이 없는 기근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임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발췌하여 요약한 이 내용들 뿐 아니라,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절하고도 속 깊은 사랑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룹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권해야 하는 책입니다.



목차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간행사 
책머리에 
나를 찾아서

나를 지키는 집 | 좌천의 즐거움과 괴로움 | 퇴계 선생을 우러르며 | 관아()를 새로 짓고 | 여유당(與猶堂)이라 이름 붙인 뜻 | 네 가지의 마땅함 | 떠 있는 삶 | 유배 생활 12년 | 괴로움은 즐거움의 뿌리다 | 가진 것은 덧없다 | 어떻게 살 것인가 | 바로 이(斯) 


파리를 조문(弔問)한다 

목민관은 누구를 위해 있는가? | 토지는 균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 토지의 공동 소유를 제안함 | 선비도 생산적인 노동을 해야 한다 | 신하가 임금을 몰아낼 수 있는가? | 고구려는 왜 멸망했을까? | 음악은 왜 필요한가? | 참된 시(詩)란? | 정치 잘하는 법 | 술자리에서 사람 보는 법 | 파리를 조문한다 | 백성들이 죽어 가고 있다 


가을의 음악 

겨울 산사(山寺)에서 | 가을 맑은 물 | 나의 아름다운 뜰 | 벽 위의 국화 그림자 | 부쳐 사는 삶 | 임금님의 깊은 마음 | 내가 바라는 삶 | 취한 사람, 꿈꾸는 사람 | 집 | 가을의 음악 | 근심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 바쁘지만 바쁘지 않은 


우리 농(農)이가 죽다니 

내 어린 딸 | 우리 농이 | 자식 잃은 아내 마음 | 아아, 둘째 형님 | 그리운 큰형수님 | 아내의 치마폭에 쓰는 글 


밥 파는 노파 

백성 이계심 | 인술을 펼친 몽수 | 효자 정관일 | 화악 선사(華嶽禪師) | 기이한 승리 | 밥 파는 노파 


멀리 있는 아이에게 

첫 유배지에서 | 오직 독서뿐 | 새해 첫날 | 남의 도움을 바라지 마라 | 가을 하늘을 솟아오르는 한 마리 매처럼 | 두 글자의 부적 | 재물을 오래 간직하는 법 | 천하의 두 가지 큰 기준 | 우리 집안의 가풍 | 사치하지 마라 


해설 
정약용 연보 
작품 원제 
찾아보기



   각박하고 나 자신만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에, 사상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애민 정신으로나 다산 정약용 선생은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인물임이 분명합니다. 위대한 인물 정약용의 속깊은 마음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다산의 마음', 이 책은 지친 우리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로 다가오기에 충반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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